혼자 사는 직장인, 국민연금 개혁에도 불안한 노후… 대안은 ‘연금보험’?
‘오래 살수록 유리한’ 톤틴형 연금보험, 초고령화 시대의 새로운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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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연금이 나오긴 하나요?” 서울에서 자취 중인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한숨을 쉬었다. 세후 350만원으로 월세, 교통비, 식비, 각종 구독 서비스까지 빠져나가면 남는 돈은 한 줌이다. 그런데 국민연금을 더 납부해야 한다고 하니, 노후 준비는커녕 당장의 생계도 빠듯하다. 혼자 사는 사람들, 특히 사회초년생이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오늘 하루를 버티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빠르게 다가오는 초고령 사회 속에서 노후 빈곤에 대한 불안감도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국민연금 개혁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보험료율은 9%에서 13%로 인상됐고, 소득대체율도 40%에서 43%로 소폭 상향됐다. 문제는 ‘더 많이 내고, 조금 더 받는다’는 구조가 20~30대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2064년이면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될 것이란 전망도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젊은 세대의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사적 연금인 연금보험이다.
1인 가구의 경제적 현실
2023년 기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근로자 가구 전체의 월평균 소득은 전년 대비 2.6% 증가한 반면, 1인 가구의 평균 소득은 357만8000원에서 350만원으로 2.2% 감소했다. 이는 최근 5년간 처음으로 나타난 하락세다. 더욱이 고물가와 주거비, 에너지 비용 상승 등 다양한 요인이 겹치면서 1인 가구의 경제적 압박은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실제 서울에서 월세나 전세 자금 대출 이자를 감당하며 생활하는 직장인의 경우,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이 전체 소득의 50%를 넘기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식료품, 교통비, 통신비, 보험료 등을 더하면 가처분 소득은 거의 남지 않는다. 미래를 준비하기는커녕, 현재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은 구조다. 하지만 국민연금 개혁안은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듯, 젊은 세대에게 더 많은 부담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연금 개혁안의 한계
지난달 통과된 국민연금 개혁안은 표면적으로 ‘더 많이 내고, 더 많이 받는’ 구조다. 보험료율은 13%로 올라가고, 소득대체율은 43%로 높아진다. 하지만 실제로 수혜를 받는 시점에 따라 세대 간 불균형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2006년생은 생애 총 납부액이 약 2억353만원인데 수령액은 3억1489만원으로 예상된다. 반면 1976년생은 보험료로 1억4090만원을 내고 3억6679만원을 수령한다. 납입액은 더 많은데 수령액은 더 적은, 불공정 구조가 존재하는 것이다.
또한 국민연금 기금은 2064년이면 고갈될 전망이다. 이번 개혁은 고갈 시점을 9년 늦췄을 뿐,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더 이상 국민연금 하나에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고소득층이나 이중 소득자가 아닌 이상, 국민연금만으로 안정적인 노후를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연금보험의 필요성과 장점
이런 상황 속에서 연금보험은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금보험은 일정 기간 동안 보험료를 납부하고, 노후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매달 일정 금액을 연금처럼 수령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30세에 가입해 20년간 매달 10만원씩 보험료를 납부하면, 60세 이후 매달 30~40만원의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이 상품은 연금 개시 시점, 수령 기간, 납부 기간 등을 계약자가 직접 설계할 수 있어 유연성이 높다. 또한 연간 최대 4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까지 적용된다. 복리 이자 효과도 누릴 수 있어 예금보다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무엇보다 노후에 ‘월급처럼’ 지급된다는 점에서 정서적 안정감도 준다.
톤틴형 연금보험이란?
2025년 초, 정부는 새로운 형태의 연금보험 상품인 한국형 톤틴형 연금보험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가입자 간 공동체 구조로 구성되며, 중도 해지하거나 사망한 가입자의 자금을 남은 가입자에게 배분하는 구조다. 오래 살수록 더 많은 연금을 받게 되는 방식이다.
이는 기존의 연금보험이 개인의 납입액과 수익률에 따라 연금액이 정해졌던 것과 차별화된다. 톤틴형은 참여자 집단 내에서 리스크와 보상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고령화 사회에 적합한 연금 모델로 평가된다. 예컨대, A씨가 해지하거나 사망하면 70만원만 환급받고, 나머지 30만원은 다른 가입자들에게 돌아간다. 오래 살아남은 사람이 더 많은 혜택을 받는 구조다.
주의할 점과 가입 시 고려사항
톤틴형 연금보험은 장점만큼 단점도 있다. 중도 해지 시 환급률이 낮아 장기 유지가 전제되어야 한다. 또한 상품 구조가 복잡해 소비자들이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가입할 경우, 불완전 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 조기 사망 시 잔여 연금 처리 방안도 아직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다.
따라서 연금보험, 특히 톤틴형 상품에 가입할 때는 자신의 건강 상태, 기대 수명, 소득 구조, 해지 가능성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금융사와 충분히 상담하고, 가입 전 약관을 철저히 읽는 것이 필수다.
결론
노후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국민연금의 신뢰도가 흔들리는 지금, 개인의 노후는 스스로 설계하고 준비해야 하는 과제가 됐다. 연금보험은 일정한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는 안정적인 수단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장기 유지와 세제 혜택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이점이 크다.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시각의 연금 시스템이다. 오래 살아남는 것이 리스크가 아닌, 보상이 되는 구조가 필요한 시대다. 국민연금이 충분하지 않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사적 연금으로 노후 대비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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